중국의 11월 수입액이 시장 예상을 깨고 3.7% 감소했다. 수출액도 6.7%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을 두 달여 앞둔 상태에서 중국 경제의 불안 요소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10일 지난달 달러 기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집계한 전망치 8.5%에 못 미치며 전달(12.7%)보다도 크게 감소했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수입액은 달러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했다. 이 역시 0.3%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와 크게 어긋나며, 전달(-2.3%)보다 감소 폭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수입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인 한국의 대중수출이 지난달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으며 8개월 만에 감소했다”며 “완제품을 수출하는 중국 제조업체가 한국 부품을 덜 구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지난 1일 지난달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한 11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수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출은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지난 10월 수출 증가율은 2023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확장국면을 나타내는 등 ‘부양책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출 기업들은 주문이 줄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구매자를 찾기 어려워졌고 기업들이 수요 회복에 대비해 재고를 해외로 옮겨놓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 안팎으로 설정된 올해 성장목표 달성이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른바 1+10 대화 현장에서 중국을 방문한 주요 국제경제기구 수장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할 충분한 자신감이 있으며, 세계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엔진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1~12일에는 내년도 성장 목표치를 정하는 중국 공산당의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예정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가 인상되면 수출에 더욱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 당국은 강력한 재정정책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전날 중앙 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 ‘적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언급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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