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7일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4 달서구 중장년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고 있다. 뉴시스
은퇴 후 재취업하기 어려운 고령자가 늘면서 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형 고령층 자영업자 증가는 서비스업 과당 경쟁의 주요 원인이 되는 만큼, 은퇴한 고령자의 재취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 574만5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214만8000명으로 37.4%를 차지한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 8월(21.7%) 이후 역대 최대로, 17년 새 15.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 자영업자 비율은 18.7%에서 11.7%로 7%포인트 감소했다. 그간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한 고령층이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진입 장벽이 낮은 자영업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페를 운영하는 60대 박모 씨는 "공기업에서 30년 넘게 일했어도 퇴사하고 나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반 직장에 재취업하기가 어렵다"며 "자영업이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내년부턴 2차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는 만큼 고령층 자영업자 비율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60대 이상은 자영업자 대다수는 생계형이기 때문에 이들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경우 서비스업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고령층 자영업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높은 비중이 서비스업 과당경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고령층 창업을 억제하고, 이들이 일자리가 부족한 중소기업 등에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만큼, 은퇴한 고령자들이 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매칭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 연구위원은 "고령자 고용 촉진을 위한 세제지원 대상을 현행 60세 이상에서 ‘고령자고용법’에서 규정한 55세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자 고용에 적극적이고 세대 간 통합에 기여한 회사를 우수기업으로 선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중소기업 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