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 첫 변론준비기일을 12월 27일 오후 2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주심(主審)은 정형식 재판관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심 재판관은 전자 배당 방식으로 무작위 배당된다. 정 재판관은 작년 11월 윤 대통령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헌재는 접수돼 있는 탄핵 사건 총 8건 가운데 윤 대통령 사건을 최우선적으로 심리하기로 했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 사건과 관련해 향후 재판 절차를 논의했다. 이 사건 첫 변론준비기일은 이달 27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변론준비절차는 변론에서 심리를 집중적,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미리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헌재 관계자는 “변론준비기일에서 검찰과 경찰 등의 수사 기록을 조기에 확보할 예정”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현재 접수돼 있는) 탄핵 심판 사건 중 최우선적으로 심리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헌재가 재판관 총 9명 가운데 3명이 공석이 돼 있는 상황과 관련해 “현 상태로 심리와 변론 모두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도 했다. 헌재는 기자단 브리핑에서 “주심 재판관 배당은 전자배당으로 이뤄졌지만, 비공개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주심 재판관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헌재 관계자는 “원래 주심 재판관은 원칙적으로 비공개”라고 했다. 하지만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에는 헌재가 주심 재판관 이름을 공개한 바 있다. 결국 이날 오후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 왼쪽부터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형두, 정형식 재판관. / 연합뉴스
주심 재판관은 헌법재판관들의 토론인 ‘평의’를 상정하는 역할을 한다. 평의는 주문을 도출하기 위해 재판관들이 의논하고 표결하는 과정이다. 헌법연구관들의 보고서와 각자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주고받고 결론이 날 때까지 논의한다. 주심 재판관은 평의에서 가장 먼저 의견을 내고, 공개 변론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평결이 내려지면 다수 의견을 기초로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는 역할도 한다. 한편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수명 재판관으로는 이미선, 정형식 재판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수명 재판관은 헌재소장의 명령을 받아 사건 기초 조사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재판관회의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또 헌재는 선임 헌법연구관을 팀장으로 하는 이 사건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TF는 사건의 증거를 조사하고 사실관계와 법리적 쟁점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왼쪽부터), 김형두 헌법재판관, 정형식 헌법재판관, 김복형 헌법재판관, 정정미 헌법재판관,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