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을 앞두고 대학가 원룸촌에서는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취방을 단기간 임대하는 '전대'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 간의 전대 거래 대부분이 집주인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불법 전대'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전대는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임대인의 동의가 없는 전대차 계약은 명백한 불법인 만큼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는 전적으로 임차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16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대학의 방학이 시작되는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방학 기간 자취방을 임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반대로 방학 기간 단기 임대를 원한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방학 동안 자취방을 떠나는 대학생과 대학 근처에 남아 아르바이트나 취업 준비 등을 하려는 대학생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세입자는 부동산 계약 관계상 방학 동안 방을 비워도 꼬박꼬박 월세를 내야 하는데 전차인을 통해 이 기간 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전차인으로서는 보증금 없이 기존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단기간 방을 임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집주인이 동의하지 않은 '불법 전대' 형식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학생 간 거래이다 보니 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모 대학의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방학 기간 자취방 단기 임대 글.ⓒ에브리타임 갈무리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배모(24)씨는 "종강 후 고향으로 내려가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하면서 방학 동안 자취방에 올 일이 없어졌다. 그런데 자취방 월세는 내야 하니 손해를 줄이고자 지난주부터 에브리타임에서 전차인을 구하고 있다"며 "1~2달 정도의 단기계약이고 같은 학교 학생끼리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계약서까지 작성할 생각은 안 해봤다. 문제가 생겨도 이름 등 간단한 정보는 알기 때문에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내년 2월 중순까지 학교 앞 자취방을 임대했다는 오모(20)씨는 "종강과 동시에 짐을 빼고 전차인에게 방을 빌려줬다"며 "두 달 후면 다시 내가 들어갈 예정이니 집주인에게 이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는 않았다. 주변 동기나 에브리타임만 봐도 이런 글이 많다 보니 이게 불법 행위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전대차 계약을 하려면 임대인에게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원천적으로 임대인의 동의가 없는 전대차 계약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호 받을 수 없다"며 "만약 임차인이 불법으로 전대차 계약을 진행한 뒤 이 기간 전차인이 기물 파손 등의 행위를 한다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원칙적, 상식적으로 이러한 단기 전대는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임대인의 전대 동의를 받지 않고 세입자가 임의로 방을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 이런 거래 행위는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며 "증거가 남지 않는 구두계약으로 전대가 이뤄지는 점도 위험 요소다. 추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차인과 전차인 간 책임 소재가 모호해져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대 계약을 하더라도 반드시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서면으로 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합법적이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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